정전기로 작동하는 그래핀 전자소자 최초 개발 2차원 물질이 가진 소재적 한계를 극복 허령 기자입력 2017-07-19 08:50:49

정전기 현상을 이용해 그래핀 전자소자를 구동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상우 교수(성균관대) 연구팀이 원자 한 층의 매우 얇은 두께를 갖는 2차원 물질에서 발생하는 정전기 현상을 이용해 전기적 특성을 제어하는 그래핀 전자소자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그래핀 등 2차원 물질은 전기적 특성이 우수해 차세대 전자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지만, 2차원 물질로 이루어진 전자소자는 제작 공정이 복잡하고, 집적화가 어렵다. 또한, 전류의 On/Off를 조절(게이트)하는 위치·형태·크기를 수정할 수 없어 상용화가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그래핀의 정전기 현상을 이용한 전류 조절 게이트 방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마찰로 발생한 정전기는 그래핀을 투과하고 하부 기판에 갇혀 게이트 역할을 한다. 정전기에 의한 게이트는 그래핀의 전기전도도 특성을 제어하고 향상시킨다. 정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게이트가 따로 필요하지 않아 제어가 간편하며, 한 번 제작하면 수정할 수 없었던 기존의 전자소재와 달리 정전기의 형성·수정·삭제가 가능하다. 이는 그래핀뿐만 아니라 다양한 2차원 물질에서도 전기적 특성을 제어할 수 있다. 또한,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제어를 할 수 있어 전자소자에서 전류의 조절 역할을 하는 게이트 형성을 위한 공정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초고밀도 집적화가 가능하며 제조단가와 제작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마찰전기.jpg

AFM 팁과 그래핀과의 마찰로 발생하는 마찰전기 모식도 및 표면 포텐셜 측정 결과
화학기상증착법으로 합성된 그래핀을 AFM 팁과 마찰시켜 발생한 마찰전기가 단원자층 두께의 얇은 그래핀을 투과하고, 하부에 있는 SiO2 절연체 기판 상부 표면에 구속되는 과정을 모식도로 나타내고 있다. 마찰전기 발생 후 마찰된 부분에 표면 전위가 증가하고, 발생한 마찰전기는 장시간 유지됨을 확인할 수 있다.

 

★ 연구 이야기 ★

 

Q.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A. 차세대 소재 중 하나인 2차원 물질(그래핀, h-BN, TMD)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 중이며 관련 논문이 매우 많이 보고되고 있지만, 이러한 2차원 물질을 이용한 전자소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하고, 공정 방식의 최소 분해능 한계로 인해 집적화도를 향상시키는데도 문제가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려는 방안으로, 2차원 물질이 매우 얇은 두께를 갖고 있어 외부 전기장에 의해 특성이 민감하게 변하는 점에 착안해 간편하게 전기장을 형성시킬 수 있는 마찰전기를 통해 물질 특성을 제어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Q.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A. 2차원 물질의 마찰전기 특성이 기존 벌크 물질과 비교해 어떻게 다른지를 분석하고자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2차원 물질 중 하나인 그래핀을 사용해 마찰전기를 형성시킨 후 표면 포텐셜을 분석해본 결과, 그래핀은 전도성이 매우 좋은 특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찰전기가 퍼져나가지 않고, 절연체보다도 더 오랜 시간 마찰전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서로 다른 장 수를 갖는 그래핀과 단결정 그래핀을 비교해본 결과, 그래핀에서 발생한 마찰전기가 단원자 층의 얇은 두께를 갖는 그래핀을 터널링 효과로 통과해 아래쪽의 절연체 상부에 구속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러한 마찰전기는 다시 전기장을 형성해 상부 그래핀에 영향을 주고 전기적 특성을 변화시키는 것을 측정, 분석했다. 마찰전기를 형성시키는 중 가해주는 전압을 조절해 양전하, 혹은 음전하의 마찰전기를 형성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그래핀을 n-type 혹은 p-type으로 도핑시키거나 p-n 접합을 형성시킬 수 있어 마찰전기로 구동하는 그래핀 트랜지스터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

 

Q. 연구하면서 어떤 장애요소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극복)했는지.
A. 그래핀은 금속과 같이 전기가 잘 흐르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험 초기, 그래핀에서 발생한 마찰전기가 흘러서 퍼져나가지 않고 마찰이 일어난 곳에만 머물러 있는 점이 설명되지 않았다. 이 현상은 본 연구 그룹에서 최초로 발견한 현상으로 금속과 같은 일반적인 도체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2차원 물질에서만 발견되었다. 이 현상을 더욱 자세히 분석하고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그래핀과 기판의 단차를 측정한 결과 그래핀의 두께보다 높게 측정되어 그래핀과 기판 사이에 얇은 공기층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단결정 그래핀에서는 이 현상이 발견되지 않고, 결함을 가진 다결정 그래핀에서만 발견된다는 점을 통해 그래핀에서 발생한 마찰전기가 그래핀을 투과한 후 기판에 구속되고 그래핀과 기판 사이의 공기층에 의해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Q.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A. 기존에 정전기는 전자소자에 있어 특성을 방해하는 요소였지만, 본 연구에서는 2차원 물질을 사용함으로써 정전기를 이용했다. 2차원 물질은 원자단위의 매우 얇은 두께를 갖기 때문에 전자가 투과하는 터널링 현상이 일어나기 쉽다는 점, 외부 전기장에 의해 물질 전체 전기적 특성이 쉽게 제어된다는 점에서 정전기를 이용한 전자소자가 가능할 수 있었다. 정전기를 이용한다는 점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전자소자에서 전기장 형성을 위한 게이트 제작 공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제작 시간, 공정을 대폭 줄일 수 있고, 필요에 따라 게이트를 형성하거나 지움으로써 유동적인 게이트 형성이 가능했다.

 

Q.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A. 현재 반도체 소자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소재는 실리콘이다. 소재, 공정상 한계를 앞둔 실리콘을 대체하기 위한 소재로서 2차원 물질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상업적 적용은 어렵다. 하지만 본 연구 그룹은 복잡한 제작 공정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전자소자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실제 2차원 물질로 구성된 트랜지스터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

 

Q.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A. 이번 연구 성과는 본 그룹과 이탈리아 University of Rome Tor Vergata의 크리스티안 팔코니 교수와의 공동연구가 매우 효과적이었다. 본 그룹은 신소재공학과로서 재료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팔코니 교수는 전자공학과로서 전자의 거동을 분석했다. 본 그룹에서 진행한 실험을 함께 분석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온라인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서로 상대국을 방문해 회의하기도 했다. 양측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서로 보완한 결과 성공적인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어 팀워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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