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책

[Yeogie인터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문전일 원장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산·학·연 아우른 ‘베테랑’ 신임 원장 맞이하다 정대상 기자입력 2018-02-21 11:34:29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국내 로봇업계의 나침반으로서, 우리 로봇업계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지난 1월 24일(주), 진흥원 원장으로 취임한 문전일 원장은 지난 30년 이상 로봇 산·학·연에서 축적해온 경험과 네트워크, 그리고 리더십으로 이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문전일 원장이 그리는 로봇 청사진을 전한다.
취재 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문전일 원장

약력
문전일 원장은 역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들 중 산·학·연 실무 경험이 가장 풍부한 사람이다. 기계설계 및 시스템 제어를 전공했던 문 원장이 처음 로봇을 접한 것은 석사 논문을 쓰면서였다. 이후 1987년 LG산전(당시 금성)에서 로봇 연구를 시작, 로봇개발팀연구원, 로봇개발실S/W개발팀장, 임베디드시스템연구팀장, 중앙연구소장으로 근 21년 간 로봇 및 관련 IT, S/W, 제어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국내 최초의 스카라 로봇을 개발, 양산시켜 현장에 적용시키는데 주역으로서 활약하기도 했다. 이후 천안 호서대학교 로봇공학과 개설에 참여하며 초대 교수를 역임했고, 2008년도 대구경북로봇산업발전전략위원회 위원장 역할을 하면서 맺었던 디지스트(DGIST)와의 인연으로 인해 2011년부터 약 7년가량 디지스트 교수이자 연구자로서의 길을 걸었다.


Q.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에 취임하게 된 소감.
A. 국내 로봇업계를 비롯해 진흥원 내적으로도 힘든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어 어깨가 더욱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로봇 소사이어티의 결집이 큰 힘이 되어, 희망을 가지고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중요한 자리인 만큼, 로봇 분야에서 지난 30년 이상 활동하며 구축했던 보유역량과 경험, 그리고 산·학·연 네트워크와 리더십을 두루 발휘해 진흥원을 다시 반석에 올려놓을 것이다. 
또한 로봇산업에 대한 열정과, 소통과, 솔선수범의 현장리더십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산업 정책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나가는 기관, 또한 로봇산업 육성의 공통분모인 기반조성과 사업지원을 시의 적절하게 정책에 반영하고, 실행해나가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

 

Q. 중책을 담당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그간 로봇 연계 분야에서 쌓아왔던 전문성, 경험, 네트워크와 리더십을 활용해 산·학·연의 역량을 결집시킴으로써 국내 로봇산업의 진일보에 기여하고 싶었다. 
앞서 학·연의 연구 기술을 상용화하고, 기업 제품의 차별화를 지원하는 등 실용적인 활동에 방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해왔다. 국내 최초로 스카라 로봇 국산화 및 양산에 성공한 경험이나, 기술이전 및 기술 출자 기업 설립, 차별화 기술을 활용한 기업 수요 제품 개발 등 기술 상용화, 그리고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협력 및 산·학 연관 상생 협력 활동, 의료 로봇 국제 표준화 한국 대표 활동 등이 국내 로봇산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진흥원의 미션과 부합됐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4대 문전일 원장 취임식(사진 KIRIA)

 

Q. 진흥원 내부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관련해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는지.
A. 구성원 간 탄탄한 신뢰와 구성원들의 자부심을 높여줄 수 있는 기업 문화 구축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주요 보직자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진흥원에 소속되었다는 자부심 제고가 필요한 시점으로 진단된다. 또한 상호 간 정보 공개 등에 있어서도 선진조직문화 안착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으로 ‘T.O.P 조직문화’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뢰(Trust)와 투명성(Openness), 그리고 자부심(Pride) 회복이 선행되어야 진흥원에 대한 신뢰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취임 후 지난 한 달 간 전 구성원과 심층 미팅을 진행했다. 구성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판단기준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구성원들의 역량이 극대화될 수 있는 변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덧붙여 현재 산재되어 있는 부서 간 연계성 없는 업무들을 재배치하고, 전문성이 특히 두드러지는 업무를 제외한 특정 근속년수 이상 근무자들의 업무 순환배치도 고려하고 있다. 이는 타 조직구성원의 업무를 이해하고, 이타심을 함양하며, 한편으로 주요 보직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폭 넓은 업무 경험 및 시야를 키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스스로 지난 30년 간 모든 현장에서 솔선수범했던 것처럼 전방위적인 영역에서 앞장설 계획이다. 이러한 모습들이 긍정적인 조직 문화 형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Q. 귀하가 진단하는 현 로봇업계의 문제점은.
A. 국내 로봇업계의 경우 제조용 로봇 분야에 시장이 편중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로봇 완제품 제조업체의 수는 매우 적다. 또한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대기업 수요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수요처 발굴도 미흡한 상황이다. 
아울러 로봇 완제품에 적용되는 부품 및 S/W, 시스템 통합(SI) 등 가치사슬 단계별에 있어 종합적인 경쟁력이 다소 취약하다.
로봇 완제품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부품의 국산화가 선결 과제인데, 실상 부품 국산화가 실현되어도 품질, 신뢰성을 이유로 국내 기업들이 사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부분 또한 문제점이다. 우리 로봇제품에 우리 부품이 많이 활용되는 선순환 구조 형성이 아쉬운 상황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전경(사진. KIRIA)

 

Q. 이와 같은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생각하고 있나.
A. 지난 2월 7일, 진흥원에서 ‘지능형로봇산업발전전략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는 정부의 로봇산업 정책을 발표하고, 산·학·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서, 현황 진단, 발전전략 및 정책 과제 등이 논의됐다.
우선, 협동로봇 및 서비스 로봇 얼라이언스(산·학·연·관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 운영함으로써 제조 및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동등한 출발선상에 있는 협동로봇의 경우, 올해 로봇시범보급사업과 로봇활용중소제조업체공정혁신사업을 통해 최소 50대 이상을 설치함으로써 국산 로봇을 검증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협동로봇 관련 규제 해소를 진행 중인데, 진흥원이 올바른 안전가이드를 마련하는 등 역할을 분담할 것이다. 
한편 수요처 확산을 위해 SI업체를 육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부품·S/W 등 후방산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Q. 올해의 목표와 임기 중 지상과제.
A.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행하는 로봇시범보급사업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시행하는 로봇활용중소제조업체공정혁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중소제조업체공정혁신사업의 경우 지난해 수요조사에서 230개 기업이 신청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올해 역시 주어진 자금 안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낼 계획이다. 
두 번째로는 글로벌 시장 개척이다. 단발성 이벤트 대신, 현재 중국 절강성에 구축되고 있는 한국로봇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금년 전국 10개 기업가량을 선정, 시범적으로 중국 시장과 교류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전경(사진. KIRIA)


마지막으로, 국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지능형로봇개발및보급촉진법(지능형로봇법)’에 담겨진 내용 중 하나로, 그간 지자체별 산발적으로 진행됐던 로봇지원사업을 진흥원이 컨트롤타워가 되어 각 지자체 내 거점기관을 선정, 중복성 없이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한편 임기 중 희망하는 지상 과제로는 의료로봇 분야 중 재활로봇 시장의 개화이다. 현재 건강보험 수가 문제로 시장 개화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관련 규제 해소에 전력해 언제 열릴지 모르는 재활로봇 시장에 대응하고, 성공 사례를 만들 것이다. 
덧붙여 그간 제조 분야에서 협의적으로 사용되고 있던 협동로봇의 개념을 중장기적으로는 서비스, 전문서비스 영역에서도 사용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Q. 끝으로, 로봇업계에 한마디.
A. 제조용 로봇의 경우 로봇 완제품을 만드는 대기업의 역할이 크다. 협동로봇이든, 제조용 로봇이든 사용자들이 자체 알고리즘 또는 센서 등을 포함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나 프로토콜을 오픈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로봇 SI업체, 로봇 부품 및 S/W업체까지, 전후방 로봇산업이 고루 발전할 수 있으며, 이는 로봇 메이커가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자체 로봇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또한 학계의 경우, 논문 위주의 교육 대신 실질적으로 현장이 요구하는 인력 육성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기업과 학교 간 인력의 미스매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연구계는 사업의 끝과 더불어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실질적으로 기업이 제품에 적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R&D를 추진하기를 바란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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