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래 일자리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AI가 인간의 업무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직업과 상대적으로 안전한 직업은 무엇일까?
한국은행은 현재 AI 기술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각 직업군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지를 분석해 ‘AI 노출지수’를 산출했다. 이에 따르면, AI 노출지수가 높은 직업군으로 환경·화학·금속·재료공학 기술자, 기관사, 발전장치·상하수도·재활용품 처리 장치 조작원 등이 꼽혔다.
특히 의사, 한의사, 회계사, 자산운용가, 변호사 등 고학력·고소득 직업군도 AI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산업용 로봇이나 소프트웨어가 반복적이고 육체적인 업무를 주로 대체했던 것과 대비된다. 과거에는 기관사, 가사도우미, 환경미화원, 하역 근로자 등 육체 노동을 하는 직업이 자동화 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촬영·음향·영상 기사, 검표원, 재단사 등의 직업도 변화의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AI는 단순 반복 작업뿐만 아니라 비반복적이고 인지적인 분석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높은 수준의 교육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업도 AI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고용분석팀에 따르면, AI는 단순 노동을 대체했던 기존 기술과 달리 인지적 분석이 필요한 고급 직업군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고소득·고학력 직종이 AI의 대체 위협에 상대적으로 더 노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AI 노출지수가 낮아 대체 가능성이 적은 직업군도 있다. 가사도우미, 집배원, 성직자,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 대학교수, 영상·공연 관련 종사자, 경비원 등의 직업은 AI가 수행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평가됐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AI 노출지수가 상위 20%에 해당하는 직업군은 전체 일자리의 12%에 달하는 약 341만 개로 추정된다. AI 기술이 점점 발전함에 따라 일부 직업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지만, 동시에 AI가 대체할 수 없는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에서도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의 전문성이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기술적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사회적 기술과 팀워크, 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AI의 발전 속에서 인간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적응하고, 창의적 사고와 협업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