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구글 크롬이 마침내 인공지능(AI) 웹브라우저 경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사실 구글의 행보는 경쟁사들에 비해 다소 뒤처진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반독점 소송의 여파로 ‘크롬 매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거론되던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9월 워싱턴 DC 연방 법원이 독점은 인정하면서도 매각 조치는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 상황이 반전되었습니다. 가장 큰 족쇄가 풀린 지금, 구글은 고성능 AI 모델과 거대한 지배력을 앞세워 검색 시장의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입니다.
구글은 최근 자사의 최신 AI 모델인 ‘제미나이3’를 크롬 브라우저에 직접 이식했습니다. 이제 브라우저는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를 대신해 인터넷을 누비며 능동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비서가 되었습니다. 사용자가 화면 속 콘텐츠를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행 블로그를 보다가 “비슷한 곳 추천해줘”라고 던지면 AI가 사진을 인식해 장소를 찾아주고, 항공권 예약이 필요하면 일정 파악부터 최적의 항공편 추천, 심지어 동료에게 보낼 메일 초안 작성까지 일사천리로 해결합니다. 쇼핑 분야에서도 쇼피파이, 타깃 등과 협력한 ‘범용 상거래 프로토콜’을 통해 이미지 기반의 맞춤형 상품 추천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우선 미국 내 AI 프리미엄 및 울트라 요금제 가입자들에게 먼저 열릴 예정입니다.
이런 행보는 이미 코멧(퍼플렉시티)이나 아틀라스(오픈AI)와 같은 AI 브라우저가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구글이 내놓은 승부수입니다. 구글 입장에서는 7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유하고도 반독점 규제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을 이제야 만회하려는 듯 보입니다.
한편, 구글은 웹브라우저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백업 시스템에서도 사용자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단순히 앱 데이터의 총량만 확인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안드로이드 백업 설정에서 개별 앱 단위로 백업 여부를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픽셀 기기 사용자는 ‘설정 > 계정 및 백업 > Google 백업’ 경로를 통해 어떤 앱의 데이터를 저장할지 토글 버튼으로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업데이트는 구글 플레이 서비스 26.24 버전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안드로이드 16과 17 안정 버전이 탑재된 픽셀 단말기에서 먼저 확인됩니다. 아쉽게도 아직 삼성 등 다른 제조사 기기에서는 적용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구글 원 앱의 디자인을 엣지-투-엣지 방식으로 개선하는 등, 구글은 전반적인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사용자 경험을 가다듬고 파편화된 기능들을 최신 디자인 언어인 머티리얼 3에 맞춰 정교하게 재정비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